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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펼쳐야 할 '면역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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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댓글 0건 조회 3,382회 작성일 21-03-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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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근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맞설 때의

막막했던 기억이 떠올라 괜히 울컥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에 속해 백신을 일찍 맞았지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약 30%의 국민은 코로나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라는 소식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과 효능에 대한 불신이 주된 이유였다.


백신에 대한 두려움은 천연두 예방을 위한 '우두법'이 등장할 때부터 시작됐다.

천연두는 치사율이 높고 나아도 얼굴에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병이었다.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소의 천연두인 '우두'를 앓은 사람의 고름을 다른 사람의 팔에

접종해 천연두를 예방하는 '우두법'을 개발했다.


마침내 천연두 정복의 길이 열렸지만, 사람들은 접종을 두려워했다.

1802년 길레이가 그린 만평 '천연두 접종 병원의 제너와 환자들'은 당시 사람들의 공포를 잘 보여준다.

접종받은 몸에서 송아지가 솟아 나오고, 얼굴이 소처럼 변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천연두는 1980년 백신 덕분에 인류가 퇴치한 최초의 전염병이 되었다.


백신에 대한 두려움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은 오늘도 이어진다.

이해는 되지만 합리적 수준을 벗어난 불안과 불신이 접종 거부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기다리던 백신을 손에 넣고도 접종률이 80~90%에 이르지 못해 '집단 면역'을 획득하는 데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가짜 뉴스'부터 걸러내야 한다.

지난해 일부 언론은 인과 관계 확인도 없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접종률만 떨어졌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백신 공포'를 조장하는 기사가 다시 등장해 우려스럽다.

'백신이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등 온라인상 '허위 정보'에도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두려울수록 과학이 말하는 진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전 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이 코로나 백신을 맞았지만,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도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처럼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은 백신 종류에 관계없이 이미 입증됐다. 내가 맞는 백신이 가장 좋은 백신이다.

이제는 백신이 내 몸에 미칠 영향만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곁에는 영유아, 임신부 등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세운 든든한 '집단 면역'이라는 울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면역은 우리가 공유하는 공간이자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 작가 율라비스는 저서 '면역에 관하여'에서 '집단면역'을 이렇게 강조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통해 많은 사람이 '면역 우산'을 펼친다면 감염병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도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다.

비가 그치고 날이 개면 비를 함께 피했던 우리 공동체에는 따뜻한 사랑이 더 넘쳐날 것이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매일신문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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