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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도가 꿈 고졸 검정 최연소합격 정사랑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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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512회 작성일 06-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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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도가 꿈 고졸 검정 최연소합격 정사랑 양

 

모교 러시아어문학과 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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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준비하면서 학원은 아예 다니지 않았어요. 올해 대학 수시에도 합격해서 러시아 문학도가 되는 게 꿈이에요.
 

대구시 교육청이 지난 3일 치른 고졸 검정고시에서 대구지역 최연소자로 합격한 정사랑(13) 양. 25일 발표를 전해 들은 정 양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월에 대구에서 치른 고입 검정고시에서도 최연소 최고 득점으로 합격했기 때문. 불과 4개월 여 만에 고입·고졸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연달아 통과했다. 정규 과정대로 라면 현재 중학교 2학년. 남들이 6년 걸리는 과정을 뛰어넘어야 했던 이유가 뭘까.

 

학교수업이 좀 답답했어요. 선생님은 잘 가르쳐 주셨지만 저한테는 너무 진도가 느리고 지루했어요. 검정고시를 통과하면 이런 과정을 건너뛸 수 있잖아요.

 

정 양은 지난해 중학교 1학년 2학기 무렵 학교를 그만뒀다.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섭섭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수험준비는 집에서 했다. 대학교수인 어머니가 영어 지도를 맡았고 이모는 수학교사로 나섰다. 고입과정 시험에 필요한 6과목은 자습서로 공부했다. 이 때 거둔 성적은 99.33점. 오직 한 문제만 틀렸다. 정 양은 시험수준이 고교1년 과정 정도라서 쉬웠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력없는 천재는 없는 법. 이번 고졸 검정고시를 앞두고는 기출 문제를 찾아 풀어보고 각종 문제지·자습서도 달달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공부했다. 실수를 많이 했다.고 했지만 역시 평균 90점을 넘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 양은 홈 스쿨링으로 성공한 흔치않은 사례다. 학원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가 친구나 사귀어라.며 보습학원에 등록해 줬지만 재미 없어서 2주만에 관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몇 개월간 영어학원에 다닌 게 전부다.

 

정 양에게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일깨워 준 어머니가 담임 선생님이었다. 공부를 다그치지 않았다. 사랑이의 영재성을 눈여겨 본 지역 대학 영재반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지만, 어머니는 집에서 멀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정 양은 어머니의 모스크바 유학시절 태어나 4세까지 그 곳에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책 전부. 해리포터 시리즈도 원서로 읽었다. 그 외에도 한국문학, 환타지 소설 등 책 더미 속에서 생각의 나무를 키웠다.

 

이번 여름방학 때는 러시아 바이칼 호수를 다녀왔다. 정 양은 거의 매년 여름방학마다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했다. 여행과 독서를 많이 해선지 정 양의 말투는 꽤 어른스러웠고 차분했다. 그렇다고 애 늙은이라고 하면 오해다. 컴퓨터와 펜으로 캐릭터 그림 그리기가 취미일 정도로 또래 답다. 얼굴 표정은 장난꾸러기 여중생 그대로다.

 

오는 9월에는 수시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계명대 러시아 문학과를 희망하고 있다. 대학생이 된다니 조금 걱정도 되지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을 졸업하면 러시아에 유학가서 더 공부를 하고 싶어요.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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