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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평] 대구 재도약은 지역 개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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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50회 작성일 08-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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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평] 대구 재도약은 지역 개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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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와 함께 출범하는 새 정부에 거는 대구 시민들의 기대는 유독 남다른 것 같다. 세밑에 날아든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지정처럼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역 출신의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감만큼 큰 것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 대통령의 탄생과 함께 대구·경북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사람이 바뀌면 사회도 변하기 마련이다.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 한 명이 바뀌었을 뿐인데도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 절망에서 희망으로 반전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우리 사회가 실제로 변화할 것인가?

새로운 대통령이 이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대구·경북은 정말 새로운 도약을 이룩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우리에게 감정적 편승보다는 냉철한 성찰을 요구한다.

창의적 지식과 기술이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는 21세기의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통령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지역발전에 과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대통령이 지역의 대통령이 아니라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자율’과 경쟁’을 발전의 전략으로 내세운 새 대통령이 이 지역만을 생각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산업화에 기여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더 이상 역차별당하지 않으며, 우리가 노력한다면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올바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뿐이다.

바뀐 지도자가 우리 사회를 바꿔 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지역’의 재도약은 전적으로 지역의 사람들’에 달려 있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이러한 인식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이 지역이 지난 10년간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였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권에 기대어 단숨에 발전하겠다는 기대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오로지 지역을 발전시킬 분명한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할 구체적 전략’을 세밀하게 짜야 한다.

비전과 발전의 중심은 분명 창의적 인적자원이다. 나라와 지역의 발전이 사람에 달려있다면,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 우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지역이 글로벌 수준의 도시브랜드’를 발전시켜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만으로는 외국 자본과 기업의 유치에 한계가 있다. 외국인을 포함한 지역 바깥의 사람들이 기꺼이 살고 싶어하는 국제적 교육과 문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을 국제화하기 위해선 폐쇄적 연고주의’를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의 원칙인 자율과 경쟁이 지역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지역과 국가의 경계도 불투명해지는 글로벌 시대에 능력과 실력보다 학연과 지연을 강조하는 전근대적 연고주의를 고집한다면 결코 지역민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없다.

끝으로, 지역적 한계가 있지만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사업을 위해선 다른 지역 인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수인재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면, 우리는 이들을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이 지역을 위해 일하다 보면 미래의 지역민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역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지역을 만든다. 우리가 꿈꾸는 21세기의 대구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도시라고 한다면,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이제는 전통적 지역성을 탈피하고 글로벌 시민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문화적 글로벌주의는 간단하게 다른 문화와의 소통을 의미한다. 새로운 것이 설령 낯선 것이라고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을 발휘한다. 새로운 문화는 다른 시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우선 다른 사람에 대해 개방적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개방적으로 변한다면, 열린 대구에는 많은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새 대통령으로 사회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바라보면서, 대구 사람도 개방적으로 바뀌어 가길 기대해 본다. 사회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계명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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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1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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