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time, anywhere, we are a family!

커뮤니티

동문동정

을갤러리, 30일까지 박종규·김현식·서민정 그룹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1 댓글 0건 조회 3,126회 작성일 21-06-03 09:19

본문

d14ff33165f813fce3ba422666d19d0b_1622679209_7211.jpg
을갤러리가 오는 30일까지 박종규·김현식·서민정 그룹전을 마련했다. 사진은 세 작가의 전시 전경. <을갤러리 제공> 


을갤러리가 6월 기획전으로 박종규·김현식·서민정 그룹전을 마련했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주제는 '울리(鬱離·The Luster of Styles)'다.

'울(鬱)'은 아름다운 광채가 나는 모양으로 스타일과 예술형식을 의미한다. '리(離)'는 주역(周易)에 나오는 

이괘(離卦)의 뜻이다. 즉 두 개의 강한 에너지가 하나의 부드러운 에너지를 감싸고 있는 모양으로 밝게 빛나는 불을 뜻한다. 

세 작가의 예술형식이 밝은 빛과 뜨거운 에너지를 닮았기 때문에 주제를 '울리'로 했다.

박종규는 시안미술관, 대구미술관, 홍콩아트바젤, 뉴욕 아모리쇼 등에서의 개인전으로 그동안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뉴미디어 아티스트다. 

계명대 미대를 나와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 에콜 드 보자르에서 수학한 그는 이달말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이 예약돼 있다.

그는 영상·설치·조각·회화 등 각 장르를 넘나들며 각종 미디어의 속성을 탐구한다. 특히 '노이즈'라는 현상에 주목한다. 

노이즈는 정확한 정보 수용을 방해하는 장애물(ob-iectum)인데, 이 장애물을 넘을 때 진전이 이뤄진다. 

박종규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노이즈를 최대한 확대해 이미지를 만들고 시트지로 출력해 캔버스에 앉힌다.

시트지는 포지티브(positive)면만 살아 남고 네거티브(negative)면은 없앤다. 그 위에 붓질을 하고 다시 시트지를 제거한다.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최종의 물감층은 본질적으로 네거티브다. 네거티브는 부정적 의미이지만, 

그와 달리 찬연하고 아름다운 결과를 빚어낸다. 

그의 새로운 회화(뉴페인팅)는 뉴미디어와 모더니즘 회화(미니멀페인팅)의 변증법적 투쟁에서 비롯됐다.

김현식은 나무 프레임에 레진을 부어 오랫동안 단단히 굳힌 후 송곳으로 수많은 수직선을 그어 병치시킨다. 

굳은 수평의 레진 표면 위로 수많은 마루(crest)와 골(trough)이 규칙을 이룬다. 이 표면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고 

마루에 묻은 물감은 닦아낸다. 오로지 골속에만 물감이 남게 된다.

그 위에 다시 레진을 부어 오랫동안 굳힌다. 다시 송곳으로 마루와 골을 만들고 다른 색채의 아크릴 물감을 바른다. 

물감을 닦고 또 다시 레진을 붓는다. 이러한 반복 속에서 글로시(glossy)한 회화의 표면 아래의 심연에서 

수많은 층위의 선들이 깊이를 이뤄 무한의 빛과 그림자를 발산하며 또 관람자의 시선을 그 심연 속으로 끌어들인다.

서민정은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비엔날레와 미술관에서 초대받아온 대표적인 영상설치 미술가다.

그는 "창조와 파괴는 다른 언어가 아니다. 하나의 단어라고 생각한다. 폭파하면서 확장되고 해체가 되면서 

다른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과거 시간의 유물들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삶의 공간을 

흰백의 순수로 표백시키면서, 또 표백된 공간을 파괴의 순간으로 정지시키면서, 우리의 가치관과 편협함을 고요하게 일갈한다. 

(영남일보 2021. 6. 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