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time, anywhere, we are a family!

커뮤니티

동문동정

류종필 (동양화과 '85) 디아트갤러리, 10일부터 21일까지 작가 초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동창회1 댓글 0건 조회 1,704회 작성일 21-11-09 09:25

본문

4145104b1e4814560b515c291e15d6ee_1636417349_6666.jpg

류종필 '어머니의 땅', 2021

호미는 작고 볼품없으나, 농작물을 훼손하지 않고 풀만 뿌리까지 뽑아낼 수 있는 소형 다목적 농기구다. 

직선으로 된 서양의 모종삽과 달리 완만한 곡선으로 돼 있어 손목 등 인체에 적합하다.

'호메이' 또는 '호무' 라고 친숙하게 불리던 고유의 호미가 세계적인 정원용 도구가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재작년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만든 호미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원예용품 톱10에 올라

 'Homi' 'Easy Digg'이란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되면서 모종삽에만 익숙해진 서양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보다 앞서 7년 전부터 호미를 의인화해 '어머니의 사랑'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해 온 한국화가가 있다. 

'호미작가' 류종필이다. 그가 디아트갤러리(호텔 수성 11층 VIP라운지)에서 10일부터 21일까지 '어머니의 땅'을 주제로 초대전을 갖는다.

류종필은 경남 합천 출신이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그는 계명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재학시절 한지를 활용해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였던 그는 개인적 사정으로 작가 활동을 접고 2006년부터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갤러리에서 

전시기획 및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창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짬을 내 작업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다. 8호에서 30호까지 호미가 들어간 근작 15여 점을 선보인다. 

어린 시절 밭을 매던 기억을 되살려 꽃과 비, 숫자, 글자 등을 삽입함으로써 '향수'와 '모정' 등을 압축적,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특히 신문지, 파쇄지, 폐박스 등 버려진 재료를 재활용해 물 등을 섞어 반죽한 다음 요철로 만들어 도드라짐을 강조했다.

류종필은 작업 초기 그릇을 의인화한 작업에 열중하다가 우연히 호미와 관련한 시를 접한 뒤 호미 속에 담긴 

한국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회화적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한 평생 흙 읽으며 사셨던 울 어머니 / 계절의 책장을 땀 묻혀 넘기면서 / 호미로 밑줄 긋고 방점 꾹, 꾹, 찍으셨다 /

꼿꼿하던 허리가 몇 번이나 꺾여도 / 떨어질 수 없어서 팽개칠 수 없어서 / 어머닌 그냥 그대로 호미가 되셨다 (문무학의 '호미로 그은 밑줄')

류종필은 "신문에 기사를 쓰는 기자, 박스를 나르는 택배 노동자 등의 모습이 우리네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호미로 밭을 

매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전통적인 한국의 호미를 통해 그런 역할을 형상화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남일보 2021. 11. 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